알아두면 쓸모 있는 형법 이야기: 총칙 제5절 경합범 – 죄가 여러 개일 때의 처벌은?
안녕하세요! 형법 이야기 다섯 번째 시간으로, '총칙' 편의 '제5절 경합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경합범이라는 말은 아마 생소하실 텐데요. 쉽게 말해 한 사람이 여러 가지 죄를 저질렀을 때, 이 죄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처벌할지에 대한 중요한 규칙이에요.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 사례를 통해 아주 쉽게 설명해 드릴게요!
드라마나 뉴스에서 보면 어떤 사람이 한 번에 여러 범죄를 저지르거나, 혹은 여러 범죄를 저질렀는데 재판이 따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죠? 이럴 때 '각각 처벌하는 건가?', '아니면 합쳐서 처벌하는 건가?' 궁금증이 생길 수 있어요. 형법에서는 이런 상황을 '경합범'이라고 부르고, 이때 어떤 방식으로 형벌을 정해야 공정할지 자세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형량이 정해지는지, 지금부터 함께 알아보시죠!
'경합범'이란 무엇일까요?
경합범은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죄를 저지른 상황을 말해요. 크게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은 여러 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 (예: 절도와 폭행을 한 번에 저질렀는데 아직 둘 다 재판을 받기 전)
- 이미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재판이 끝난 죄가 있는데, 그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다른 죄를 저지른 경우 (예: 예전에 사기죄를 저질렀는데, 그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또 다른 절도죄를 저지른 경우)
사례: 제가 어제는 남의 지갑을 훔치고(절도죄), 오늘은 술에 취해 지나가는 사람을 때렸어요(폭행죄). 이 두 가지 죄가 아직 재판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이 죄들은 '경합범'으로 묶여서 처리될 수 있습니다.
경합범, 어떻게 처벌할까?
경합범에 해당하는 여러 죄를 동시에 재판해서 판결할 때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형량이 정해져요.
1.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일 때
만약 저지른 죄들 중에서 가장 무거운 죄의 형량이 사형, 무기징역, 무기금고처럼 아주 중대한 형벌이라면, 가장 무거운 그 죄에 정해진 형벌로 처벌합니다. 이미 최고로 무거운 형벌이기 때문에 더 이상 가중하지 않는다는 의미죠.
2. 여러 죄의 형벌 종류가 같고,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가 아닐 때
각각의 죄에 대한 형량이 징역형이나 벌금형처럼 같은 종류이고, 아주 중한 형벌이 아니라면,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해진 형량의 최대 1.5배까지 가중해서 처벌합니다. 예를 들어, 징역 5년짜리 죄와 징역 3년짜리 죄를 저질렀다면, 가장 무거운 5년에 2분의 1을 더한 7년 6개월이 최대 형량이 되는 거죠. 다만, 각각의 죄에 정해진 최대 형량을 모두 합친 것보다는 넘지 않아요. (위 사례에서는 5년 + 3년 = 8년보다 넘지 않음)
그리고 과료(아주 적은 벌금)와 과료, 몰수와 몰수는 합쳐서 부과할 수 있습니다. 징역형과 금고형은 똑같은 종류의 형으로 보고 징역형으로 처벌합니다.
사례: 제가 절도죄(최고 징역 6년)와 사기죄(최고 징역 10년)를 동시에 저질러 재판을 받게 되었다고 해볼게요. 가장 무거운 사기죄의 최고 형량이 징역 10년이니, 여기에 2분의 1을 가중하여 최대 징역 15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두 죄의 최고 형량 합계인 16년(6년+10년)을 넘을 수는 없어요.
3. 여러 죄의 형벌 종류가 다를 때
각각의 죄에 대한 형벌 종류가 다르다면 (예: 징역형과 벌금형), 두 가지 형벌을 모두 부과할 수 있습니다.
사례: 제가 폭행죄(징역형 가능)와 음주운전(벌금형 가능)을 동시에 저질렀다면, 법원은 저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모두 선고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판결이 나뉜 경합범, 어떻게 처리할까?
아직 재판 안 받은 죄가 남아있다면?
만약 제가 여러 죄를 저질렀는데, 일부 죄는 이미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되었고, 나머지 죄는 아직 재판을 받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아직 재판 받지 않은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할 때, 마치 모든 죄를 동시에 재판할 때처럼 형평성을 고려해서 형을 정합니다. 이 경우 형을 줄여주거나 아예 면제해줄 수도 있어요.
형 집행 중에 죄가 사면되거나 면제되면?
경합범으로 여러 죄에 대해 하나의 판결을 받았는데, 그중 어떤 죄에 대해 사면(죄를 용서해주는 것)을 받거나 형의 집행이 면제된다면, 남은 죄에 대해 다시 형을 정하게 됩니다. 이때는 이미 집행된 형기가 있다면 그 기간을 빼고 계산해줍니다.
사례: 제가 절도와 폭행으로 합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는데, 나중에 폭행죄 부분만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면, 법원은 남아있는 절도죄에 대해서만 다시 형량을 정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제가 이미 교도소에 있었던 기간은 빼고 계산해줄 거예요.
하나의 행동이 여러 죄가 되는 경우: 상상적 경합
이건 '경합범'과는 조금 다른 경우인데요. 한 가지 행동을 했는데, 그 행동이 여러 개의 죄에 동시에 해당하는 경우를 '상상적 경합'이라고 합니다. 이때는 여러 죄를 다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그중에서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해진 형벌로만 처벌해요.
사례: 제가 한 번의 발길질로 남의 물건을 부수고(재물손괴죄) 동시에 그 사람을 다치게 했다면(상해죄), 이 하나의 행동은 재물손괴죄에도 해당하고 상해죄에도 해당하죠. 이럴 때는 두 죄 중에서 더 무거운 죄(보통 상해죄)의 형벌로만 처벌받게 됩니다.
마무리하며
오늘은 한 사람이 여러 죄를 저질렀을 때 적용되는 '경합범'과 '상상적 경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여러 죄에 대한 형량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정할지에 대한 법의 고민이 담겨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규칙들이 있기 때문에 죄를 지은 사람에게 공정하고 적절한 처벌을 내릴 수 있는 것이죠. 다음번에는 더 깊이 있는 형법 이야기로 돌아올게요!